목록방송 연예 스타 리뷰 (51)
레이몽의 찬란한 자유
요즘 '강심장'을 보면 이승기의 재치와 순발력에 놀랄 때가 많다. 수많은 게스트의 혼란스런 토크 와중에도, 그는 항상 정확한 타이밍에 촌철살인의 멘트를 날린다. 오히려 메인 MC 강호동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것처럼 보일 때도 많다. 그야말로 청출어람이다. 아직은 나이가 어려서 보조의 자리가 어울리지만, 앞으로 연륜과 경력이 쌓이면 차세대의 국민MC 자리는 무조건 이승기의 차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강호동과 유재석의 2강 체제가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그 때가 되면 이승기와 대적할만한 상대가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승기가 조금씩 '못된 진행'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조정린이 애써 성대모사를 했는데 멀뚱한 표정으로 "왜 갑자기 그런 걸?" 하고 묻..
방년 22세의 꽃다운 생명이 또 한 번 자살로 스러져 갔다. 김다울과 김지후에 이어 최근 모델계에서만도 세번째의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자살 소식은 뉴스로 널리 알려지기라도 하지만, 그런 주목조차 받지 못한 채 쓸쓸히 떠나가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늘어나는 자살을 줄이기 위해 각종 사회제도 등 개선되어야 할 것들은 아주 많다. 그 중에서도 나는 오늘 한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바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외부적 일들에 떠밀려서 죽었다 해도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든 것은 내면적 우울감과 절박함이다. 왜냐하면 같은 상황에 처한 모든 사람이 자살..
지난 주 '위탄'의 첫번째 생방송이 나가고 난 후, MC를 맡은 아나운서 박혜진은 예능 프로그램의 생방송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뻣뻣한 진행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기에 이르렀다. 예능 MC로서 그녀의 자질 문제는 처음 발탁될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그 동안에는 별로 MC의 역할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대충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 지금은 제대로 폭발해 버린 것이다. 생방송에서는 그 누구보다 MC의 역할이 프로그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디션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 사이에서 적절한 조율을 해야 할 책임이 MC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뉴스를 말하는 것처럼 딱딱한 박혜진의 억양과, 상황 변화에 능란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들은 이미 '슈퍼스타K'에서 김성주의 유려한 진행에 익숙..
사실 '남격합창단2'는 기획 자체에서부터 불안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시즌1에서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었는데 같은 미션으로 또 뭘 보여주겠다는 것이냐며 벌써부터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의 의미가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일들'인데, 그 중에 같은 미션이 중복되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남격합창단2'의 기획이 확정되었다는 기사가 뜨자 "남자는 꼭 죽기 전에 합창을 두번씩 해야 하는 건가?" 라는 댓글이 추천 베스트로 달렸다. '남격'은 이미 '하프마라톤' 미션을 두 번에 걸쳐 행함으로써 중복의 모순을 저질렀지만, '합창단'의 경우는 수개월간 진행되는 장기미션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훨씬 크므로, 정말 공정한 방송을 하기 원한다면 기획 단계에서..
자못 예능이란 감동과 더불어 웃음을 주어야 하며, 독한 캐릭터와 착한 캐릭터를 적절히 섞어 이용할 때라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에는 이미 독한 캐릭터가 충분히 존재한다. 방시혁과 이은미가 그 역할을 아주 제격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김윤아도 고운 목소리로 얼음장같은 말들을 내뱉는 것에 별로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멘토 중 한 명쯤은 독기를 모두 빼고 선량함으로만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제자들을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태원과 신승훈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김태원은 자신이 어머니처럼 감싸안는 대신, 일부러 박완규라는 독설가를 초빙하여 자신의 멘토스쿨에 독기를 첨가했다. 2년간 '남자의 자격'에 참여하며 한국 코미디의 대부 ..
조권이 3월 26일, 콘서트 중 추락사고를 당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2AM 동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던 중, 팬들의 손을 잡으려고 돌출 무대로 뛰어 나가다가 갑자기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조명이 어두워서 무대의 끝이 정확히 보이지 않아서 벌어진 사고였다. 하지만 천만 다행히도 공연을 마치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가벼운 타박상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해당 기사의 댓글을 보니 혼자 튀려고 오버하느라 깝치다가 그랬다며 비웃는 댓글이 추천수 1위를 장식하고 있어서 매우 답답했다.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서서 손을 잡아주려 한 것이 왜 잘못인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욕을 먹어야 하나? 또한 생뚱맞게 군대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댓글도 꽤 많이 보였다. 조권은 1989년생으로 올해..
김현철은 현재 '세바퀴'에 고정 출연중이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개그 스타일이 취향에 맞지 않아서 한 번도 웃어 본 적이 없다. PD공책이며 철마에 공연이며, 나름대로 굉장히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해 오기는 하는데, 문제는 대박 아이템도 아닌 것을 너무 오래 우려먹는다는 점이다. 빵빵 터지는 아이템도 다섯 번 이상 같은 포맷이 계속되면 필연적으로 지루해지는데, 김현철의 아이템들은 잘해야 중박 수준이기 때문에 한두번 정도만 약간 신선할 뿐이다. 그런데 김현철은 아무래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눈치다. 또 다른 것을 준비하려면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그게 없기 때문에 일단 준비한 것을 가지고 최대한 오래 버틸 수밖에 없다. 동료 패널들과 MC들은 질리지도 않는 것처럼, 매번 김현철을 챙겨주고, 그를 위한 무..
소현경 작가의 새 드라마 '49일'이 날마다 그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좋은 작가의 드라마는 역시 목빠지게 기다린 보람이 있다. 뭐 드라마를 보는 사람자이라면 다 알만한 내용이지만, 이 블로그에 '49일' 리뷰는 처음이니,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해서 간략하게 줄거리를 되돌아 보도록 한다. 결혼을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신지현(남규리 분)의 영혼은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한 49일의 유예기간을 받아 세상을 떠돌고 있다. 영혼 상태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신지현은 송이경(이요원 분)이라는 여자가 잠든 사이에만 그녀의 몸을 이용해서 활동할 수 있다. 신지현에게 주어진 임무는 가족을 제외하고 그녀를 위해 순도 100%의 눈물을 흘려 줄 사람을 세 명 찾는 것이다. 세 방울의 눈물이 모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김건모는 분명히 대기실에서 자신의 매니저를 비롯한 동료와 스탭들에게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려운 시간을 내서 이 자리까지 와 준 사람들(청중평가단)이 결론을 내린 건데, 재도전은 룰을 깨는 거잖아. 내가 재도전을 해서 물의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빠지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아주 정확하고 올바른 견해였다. 나는 그런 김건모에게 감탄했다. 예상치 못한 꼴찌 탈락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상황인데도, 곧 담담한 이성을 회복하고 객관적 판단을 내릴 줄 아는 그는 과연 대선배다운 풍모를 지니고 있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터무니없이 감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소라의 무절제함에는 비할 수도 없을 만큼..
다섯 명의 멘토가 함께 모여 있을 때에는 김윤아의 존재가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었다. 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모 면에서야 그녀가 화면에 비칠 때마다 눈이 번쩍 뜨일만한 아름다움을 자랑했지만, 아무래도 다른 멘토들에 비해 연륜과 경력이 부족한지라 상대적으로 포스가 미약해 보였다. 그리고 멘토라는 역할은 어느 정도 묵직하고 매서운 이미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김윤아의 너무나 여성적이고 가냘프고 아름다운 외모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멘토 스쿨이 시작되자, 김윤아의 숨겨졌던 카리스마는 강렬하게 폭발하기 시작했다. 자우림은 현존하는 한국의 현존하는 밴드 중에서 10년 넘게 맴버가 한명도 바뀌지 않은 최장수 그룹이며, 김윤아는 바로 그 자우림의 전설적인 보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