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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김유리 사망, 자살을 줄이는 한 가지 방책

레이몽 2011. 4. 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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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년 22세의 꽃다운 생명이 또 한 번 자살로 스러져 갔다. 김다울과 김지후에 이어 최근 모델계에서만도 세번째의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자살 소식은 뉴스로 널리 알려지기라도 하지만, 그런 주목조차 받지 못한 채 쓸쓸히 떠나가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늘어나는 자살을 줄이기 위해 각종 사회제도 등 개선되어야 할 것들은 아주 많다. 그 중에서도 나는 오늘 한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바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외부적 일들에 떠밀려서 죽었다 해도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든 것은 내면적 우울감과 절박함이다. 왜냐하면 같은 상황에 처한 모든 사람이 자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똑같이 힘든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삶을 택하고 누군가는 죽음을 택한다. 마지막 카드는 항상 본인이 쥐고 있다.

우울증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다. 어쩌면 아주 가벼운 정도의 우울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우울증에 걸렸다고 해서 절대 미친 사람이 아니고 정신병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호르몬 이상으로 발생하는 정신병적 우울증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쌓여서 발생하는 신경증적 우울증이다. 적절한 시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것이고, 죽을 목숨이 살아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오랫동안 만성적인 우울감에 시달릴 때는 반드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분위기상 쉽게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가 없다. 심지어 정신과에서 한 번이라도 진료받은 기록이 있으면 아무리 대수롭지 않은 정도의 우울증이라 해도 그것 때문에 보험 가입조차 되지 않는다. 고혈압, 당뇨, 디스크 등의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우울증 치료 기록 때문에 거부당하는 것이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행여 자살을 할까봐서인가? 하지만 자살을 하면 어차피 보험료 지급은 되지 않는 것이니 회사측에서는 거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대체 왜? 단 한 번의 정신과 진료 기록만 있어도 그것을 빌미로 미친사람 취급을 해서 그러는 게 아닐까? 

나는 보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신과 치료에 대해 굉장한 편견을 갖고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보험 가입을 예로 든 것이다. 이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위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불이익을 겪을 수 있으니, 그 누구라도 쉽게 정신과의 문턱을 넘지는 못할 것이다.

어째서 사람들은 육신의 병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면서 마음의 병은 인정하지 않으려 할까?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와도 같은 것이다. 감기도 오랫동안 낫지 않는 것을 방치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듯이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터무니없는 세간의 인식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서 죽음으로 내몰리는 우울증 환자들이 너무 많으니 통탄할 일이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 인식만 개선된다 해도, 자살률은 지금보다 현저히 줄어들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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