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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김종민이 달라졌다, 드디어!

레이몽 2011. 1. 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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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한지 1년만에 드디어 김종민이 달라졌다. 지난 주에는 외국인 친구 쏘완의 식사를 책임져 주기 위해 홀로 겨울바다에 뛰어들더니, 이번 주에는 혼자 2차례의 배신과 그로 인한 2차례의 반전을 이끌어 내며 '물건배달 레이스'의 흥미와 긴박감을 더했다. 이 정도면 최고는 아니지만 볼만했다.

'물건배달 레이스'는 '1박2일 - 겨울산장 여행' 편의 첫번째 미션이었다. 멤버들에게 각각 1대씩의 차량과 배달해야 할 물건들이 주어진다. 그 물건이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베이스캠프인 산장에 제일 먼저 도착하면 우승이다. 우승자에게는 야외취침 면제권과 더불어, 자기와 함께 실내에서 취침할 멤버 2명을 선정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만하면 더없이 달콤한 유혹이다.


원래 '1박2일'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이란 적당한 음모와 배신이 어우러질 때라야 제맛이다. 진흙탕 싸움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이수근이었다. 김종민은 사전 게임에서 꼴찌를 하여 가장 불리한 '촛불'을 맡게 되었는데, 출발도 하기 전에 몰래 다가온 이수근이 촛불을 훅 불어 꺼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탈락한 김종민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다른 멤버들을 마음껏 방해할 수 있게 된다. 처음부터 이것 참 흥미롭다. 다만 김종민이 제 역할을 잘 해주어야 할텐데 싶어 걱정이었다.

김종민은 우선 강호동과 더불어 '달걀 연맹'을 결성한다. 강호동의 달걀을 깨뜨리지 않도록 엄호하며 우승하도록 도와주는 댓가로 실내취침을 보장받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강호동이 어렵게 믿고 맡긴 달걀은 그의 눈앞에서 여지없이 깨뜨려져 라면국물 속으로 퐁당 빠지고 만다. 중간 지점인 가평 휴게소에서 이수근을 방해하느라 강호동의 손발이 묶인 동안, 라면을 먹던 김종민이 태연하게 저지른 일이다. 어리버리 김종민의 배신이 만들어낸 1차 반전이었다. 탈락한 강호동은 이수근과 더불어 '코미디언 연맹'을 재결성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은지원의 다이내믹한 배신극이 펼쳐졌다. 그는 용의주도하게 빌린 주전자에 배달할 물을 채워 숨겨 놓고는 모두 쏟아 버렸다며 거짓말을 해서 남들의 경계 대상이 되는 것을 피했다. 그리고는 1위를 달리던 이수근의 차 키를 획득하여 출발하지 못하게 했다. 그것을 빌미로 이승기를 유혹하여 연맹을 결성하고 점심을 얻어 먹었지만, 밥을 먹자마자 이승기를 따돌리고는 유유히 1위로 가평 휴게소를 출발했다. 그야말로 눈부신 활약이었다.

여기까지는 완벽한 은지원의 승리였다. '지니어스 원'이라는 별명답게 은지원은 천재적인(?) 꾀를 발휘하여 도구(주전자)를 이용하고, 남을 속이고, 방해하고, 우승의 문턱까지 도달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은지원도 어리버리 김종민의 2차 배신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일찌감치 탈락한 김종민은 차를 몰고 은지원과 막상막하로 달리고 있다가 강호동의 전화를 받는다. "지원이의 무혈 입성을 막아라. 지원이가 우승해서 네가 그 덕으로 실내취침을 하고 우리가 야외취침을 하게 되면, 종민이 너는 지금까지 겪어 온 모든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 무서워서 그랬는지 재미있자고 그랬는지, 김종민은 곧바로 은지원과의 연맹을 배신하고 강호동 쪽에 붙었다. 겉으로는 아직도 은지원의 편인 척 하면서 그가 신속히 물을 베이스캠프로 배달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던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도착한 이수근은 어렵지 않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의 운이 따랐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전 게임의 꼴찌로 '촛불'을 맡았고, 이수근이 처음부터 불을 꺼 준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 그래서 김종민은 묶인 것 없는 가벼운 몸으로 이리저리 붙으며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멋진 그림도 분명히 존재했다. 강호동의 눈앞에서 달걀이 깨져 라면 국물 속으로 들어가던 그 드라마틱한 장면은 오로지 김종민의 작품이었다. 그는 충분히 적극적이고 꽤나 용감했다.


작년까지의 김종민은 좋게 말하면 움츠러들어 있었고, 나쁘게 말하면 의욕 없이 늘어져 있었다. 그에게 쏟아진 온갖 비난은 결코 심한 것이 아니었다. 시청자들은 참을 만큼 오래 참고 기다려 주었건만, 그가 정신을 너무 늦게 차린 것이다. 너무 여러번 속아서 이제는 아무리 김종민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해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었다. 그런데 최근 3~4주 가량을 지켜본 결과, 김종민에게 드디어 확실한 변화가 찾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무엇이든 시작하기가 어렵지, 시작만 하면 그 다음은 쭉쭉 나아가게 마련이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삽시간에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고,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면 그보다 훨씬 무서운 속도로 추락한다. 그렇다면 이제 김종민은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한 것일까? 그가 복귀한지 1년만에 나는 처음으로 다음 주 김종민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부디 실망시키지 않기를!


그나저나 불쌍한 승기는 지원이형한테 배신당하고, 호동이형 때문에 퍼즐도 망가지고, 수근이형한테 차량까지 빼앗긴 채, 쓸쓸히 스태프의 차량을 얻어타고 베이스캠프로 오는 내내 퍼즐을 맞췄으나 결국 꼴찌를 하고 말았다. 녹도에 홀로 남겨졌을 때도 이렇게 불쌍하진 않았었다. 형들에게 차례차례 뒤통수를 맞는 모습이 어찌나 안스럽던지... 모두 너무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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