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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해명? 그녀는 뉘우치지 않았다

레이몽 2011. 1. 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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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새벽, SBS 연기대상의 수상 소감에서 오만한 발언으로 수많은 질타를 받은 고현정이, 3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름대로의 해명글을 올렸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회초리 들어주신 분들 따끔합니다. 정신이 번쩍 나네요. 제가 무슨 훈계를 하겠습니까. 그저 기분 좋아진 여배우의 어리광이라고 생각해주셔요. 대상이잖아요. 남다르게 성글게 해볼려다가 배움이 모자라 그런거니 생각해주시기를… 사랑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안하다' 든가 '죄송하다'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정신이 번쩍 났으니, 이제부터는 겸손한 마음을 갖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도 보이지 않는다. 저것은 사과도 아니고 해명도 아니다. 시청자를 향한 약속도 아니다. 그녀의 무책임했던 수상 소감과 마찬가지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는 중얼거림일 뿐이다. 내면의 이기심을 드러내는 어설픈 변명이고 투정일 뿐이다. 이렇게 연초부터 고현정은 연타석 홈런을 날린다.

"회초리 들어 주신 분들 따끔합니다. 정신이 번쩍 나네요." 라는 말 다음에 자연스럽게 따라와야 할 말은 뉘우침의 언어였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등등 그 어떤 뉘우침의 말이라도 뒤따라오기만 했다면, 고현정의 저 트위터 발언은 조금이나마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는 해명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뉘우침의 말은 한 마디도 없이 "따끔하네요. 정신이 번쩍 드네요." 라고만 말하는 것은 일종의 비웃음과도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어쭈, 무서워 죽겠네. 정신이 번쩍 나는걸, 푸훗..." 이런 어조로 느껴진다는 말이다.

신년벽두부터 이렇게 큰 물의를 일으켜 놓고도 그녀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사과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그저 기분 좋아진 여배우의 어리광이라고 생각해주셔요. 대상이잖아요. 남다르게 성글게 해볼려다가 배움이 모자라 그런거니 생각해주시기를..." 자신의 태도가 결코 귀엽게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걸까? 어리광이라는 터무니없는 단어로 자신의 행위를 포장한다.

배움이 모자라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고현정은 엄연히 대학을 졸업했고 연극영화학을 전공했다. 나이도 적지 않고 연기 경력도 짧지 않다. 결혼도 해 보았고 아이도 둘이나 낳아 보았고 헤어짐도 경험해 보았다. 그만하면 삶의 경험도 적지 않다. 배움이 모자라다는 것은 어떤 부분에서 그렇다는 말인가? 혹시... 그 수많은 경험들 속에서도 당연히 익혔어야 할 겸허함을 배우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학하는 뜻이었을까?

그런 류의 자학 또한 오만함의 일환일 뿐이다.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은 핑계를 대거나 변명을 하거나 자신을 옹호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은 뉘우치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고현정은 자기 본연의 뜻이 무엇이었든 간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고 엄청난 물의를 일으켰다. 일반적 통념으로 보았을 때는 당연히 뉘우치고 사과해야 맞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생각이 없다.

그녀가 트위터에 남긴 짧은 글은 일종의 유희처럼 보인다. 수상 소감보다 조금도 못하지 않게 오만한 어조로, 다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표현으로, 대중을 희롱하는 식이다. 이것은 그녀에게 재미있는 놀이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과연 고현정은 용감하고 대담하다. 차라리 경이로운 그녀의 오만 앞에 나는 일말의 존경심을 표한다. 방향이 비뚤어져 있어서 매우 안타깝지만, 어쨌든 고현정, 대물은 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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