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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 볼수록 아름다운 예능의 신성(新星)

레이몽 2011. 1. 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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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송지효의 예전 이미지는 상큼함이나 밝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궁'에서의 민효린, '주몽'에서의 예소야, '쌍화점'에서의 노국공주 등 그녀가 맡아 왔던 역할은 대부분 비련의 여주인공이었고, 웃음보다는 눈물이 많았다. 특히 '쌍화점'에서는 그녀 특유의 낮은 목소리 톤과 엄숙한 표정이 영화 전체의 어두운 분위기와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결과적으로 송지효의 이미지를 칙칙하게 만든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던 그녀가 예능에 전격 출연하면서 이미지를 180도로 쇄신하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 시즌1에 게스트로 출연할 때부터 대박은 예고되어 있었다. 걸그룹 포미닛의 '핫이슈' 춤을 일부러 배워서 준비해 왔다고 자신있게 나섰지만, 그녀의 춤사위는 유치원 학예회의 율동 수준이었다. 유재석과 김수로 등의 선배들이 기막힌 표정으로 멀뚱히 바라보는데, 송지효는 전혀 개의치 않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신나게 춤을 마쳤다. 결코 만만치 않은 예능감이었다. 춤이 끝나자 선배들은 아낌없는 웃음과 박수로 그녀를 격려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예능의 샛별 탄생을 축하하는 박수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유재석은 약 1년만에 SBS 예능으로 컴백하면서 지석진, 하하 등 기존의 유라인 이외에도 송중기, 이광수, 개리 등 새로운 멤버들을 전격 합류시켰다. 그들 중 유일한 여성 멤버로 포함된 사람이 바로 송지효였다. 고정 멤버들 중 예능 초보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지라 '런닝맨'은 초기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송지효는 초반부터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유재석과 더불어 '런닝맨'의 견인차가 되었다. '패떴'의 이효리는 자타공인하는 예능의 여왕이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예능 초보인 송지효가 그 역할을 맡았다는 것은 위험하고도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당연히 초반에는 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 7월 '런닝맨'이 출범한 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 송지효는 예능에 완벽히 적응했다. 지금 그녀의 수준은 이효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이다. 오빠들에게 구박받는 순둥이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악바리같은 승부욕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상대팀의 게임을 방해하는 깐족거림까지 겸비했다. 김종국이 그녀를 가리켜 "이제 표정도 완전히 예능 표정으로 바뀌었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개리와 더불어 '월요커플'이라는 이름으로 독특한 러브라인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다.

만화박물관에서 펼쳐진 이번 주 '런닝맨'의 히로인은 원래 게스트 박보영에게 돌아가는 듯 싶었다. 박보영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 모두 합심하여 그녀 한 명을 속이려 했던 '시크릿 개리' 미션에서 너끈히 개리의 정체를 잡아내며 홀로 승리했을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어지는 '모여라 만화방' 미션에서도 박보영은 유재석, 지석진과 더불어 80년대의 만화 주제곡을 나름 훌륭히 소화해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딱지치기며 고무줄 등의 놀이에도 탁월한 실력을 보였다. 적극적인 자세와 밝은 성격과 다재다능함을 겸비한 박보영은, 얼마 전 고정 멤버로 합류한 리지의 활약을 월등히 넘어서며 강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런 와중에 유난히 딱지치기를 못해서 몇 차례나 헛방을 날린 송지효는 박보영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존재감을 빛냈다. 박보영의 탁월한 실력과 너무 비교되는 허당스런 모습 때문에 시원한 웃음을 선사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런닝맨'의 메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방울 숨바꼭질'에서 박보영은 송지효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송지효는 언제나 그렇듯 '방울 숨바꼭질'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다.

'멍~지효'가 인형 옷을 주워 입고 '멍~한 인형'으로 변신한 모습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추격팀을 피해 잠시 몸을 숨기려고 했는 줄 알았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 차림 그대로 숨바꼭질에 임하는 기발한 자세도 압권이었다. 이미 붙잡혀서 감옥에 갇힌 지석진과 이광수 뒤쪽에 시치미를 떼고 서 있다가, 문득 "오빠~!" 하고 말을 거는 모습도 요절복통하게 만들었다. 완전히 예능감이 몸에 배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활약이었다.



송지효의 존재감이 가장 빛난 장면은 '방울 숨바꼭질'의 막판에서 나타났다. 남자 멤버들이 모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붙잡힌 가운데, 게스트 박보영과 단 둘이 남은 송지효는 한참 어린 박보영의 손을 꼭 잡고 마지막 미션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추격팀의 방울 소리가 들려오자, 송지효는 스스로 미끼가 되어 모든 추격팀을 자신에게로 끌어 들였다. 게스트 박보영으로 하여금 마지막 미션의 주인공이 되도록 해 주기 위한 배려였다. 불과 반 년 전까지만 해도 예능 초보였던 여배우 송지효는 이제 예능에서도 어린 후배를 챙기는  듬직한 선배가 되어 있었다.

박보영의 미션 실패로 벌칙을 받게 되었으나, 송지효는 벌칙 와중에도 능란한 예능감을 뽐냈다. 이광수의 쇄골뼈와 레이스를 위주로 해서 멋지게 캐리커처를 그려 달라는 주문까지 잊지 않았던 것이다. 예전의 송지효는 어떻게든 벌칙을 피하고 싶어서 더욱 악바리 근성을 발휘하곤 했는데, 이제는 게임 못지 않게 벌칙을 받는 데에도 적극적이었다. 


예능의 신성으로 몰라보게 변신한 송지효, 그녀의 모습은 볼수록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앞으로도 '런닝맨'에서 계속될 그녀의 활약을 기대하며, 본업인 연기 활동에서는 또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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