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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민을 향한 양희경의 거북하지 않은 충고

레이몽 2010. 12. 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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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민은 12월10일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서 말하길 "결혼하고 10kg찌고 드림걸즈 때문에 10kg이 추가로 쪘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양희경은 "어느날 홍지민이 TV에 나온 모습을 보고 숨이 차서 전화했다. 심각하게 가슴부터 얼굴까지 다 부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홍지민은 14kg가량의 체중감량에 성공해서 매우 만족하며 즐거워하고 있다는군요.

홍지민의 체격을 보면 고도비만 체질임을 한 눈에 알 수가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임신이나 호르몬 이상 증세가 있지 않은 다음에야 체중이 한꺼번에 수십킬로씩이나 늘어나는 일은 없지요. 그런데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고도비만은 게으름이나 무절제의 소치가 아니라 명백한 병의 일종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일부 의학계에서는 비만이 암보다 무섭고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보고도 나와 있는 실정입니다.

고도비만의 고통은 자기 자신이나 가족이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잘 모릅니다. 홍지민처럼 밝은 성격의 사람은 그래도 좀 낫지만, 예민한 성격의 사람은 살면서 수차례의 자살 충동을 겪습니다. 처절하게 애써서 다이어트를 해봤자 얼마 지나지 않아 요요현상으로 원상복귀되곤 하는 그 캄캄한 절망을, 살찌는 체질이 아닌 사람들은 아무리 설명해 주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이어트 중에는 일상의 큰 행복이라 할 수 있는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살아야 할 뿐 아니라, 평범한 식사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 생활에도 많은 지장이 있습니다. 그런 생활을 1~2개월만 버티는 것도 극도의 인내심과 스트레스를 요구하는데, 고도비만 환자는 그 정도 기간으로는 충분한 체중 감량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끝없이 길게 느껴지는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6개월 정도 뼈를 깎는 고통을 참으며 목표 체중에 도달했다 해도, 조금만 방심하면 그 후 6개월 이내에 원상태로 돌아가버리기 일쑤입니다.


홍지민이 지금 14kg를 감량했다고 기뻐하지만 아직도 정상 체중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앞으로 거의 수도승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얼마 못 가서 체중은 다시 올라가고 말 것입니다. 스스로 육식주의자라고 말하는 그녀는 식습관 또한 고도비만 환자의 전형적인 패턴을 지니고 있거든요.

가끔 고도비만의 특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뚱뚱한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독한 소리로 놀려댑니다. 그들의 주장은, 비만이란 게으름과 무절제의 소치이니 남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이 당연하며,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는 불쾌한 소리로 자극을 주어야만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고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은 틀렸습니다. 상처 주는 말을 듣고 오기가 생겨 성공적으로 살을 빼는 경우는 천 명 중의 한 명이나 있을까 말까입니다.

언젠가 100kg이 넘을 당시의 박철을 방송국 복도에서 마주친 최민수가, 느닷없이 다가와 등짝을 세게 후려치며 "게으르게 사니까 살이 찌는 거 아니냐!"고 호통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저는 웃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박철은 옥소리와의 불화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을 텐데, 무슨 체중 조절의 의욕이 있었겠어요. 그렇게 여러사람 있는 데서 막무가내로 창피를 준 최민수의 행동은 선의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결코 옳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TV에 나온 홍지민의 모습을 보고 숨이 차서 전화했다는 양희경의 말은 거북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양희경 또한 홍지민과 마찬가지로 고도비만 환자니까요. 누구보다 후배의 마음과 입장을 잘 알기 때문에, 진심으로 후배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전한 말임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타인이 느끼는 아픔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건성으로 대충 던지는 말과, 그 아픔을 잘 알고 이해하면서 진심으로 건네는 말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고도비만 체질을 가진 사람은 평생을 자기 몸과 싸우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아주 낮은 행복지수를 지녔다고 봐야 합니다. 때로는 너무 지쳐서 포기하고 싶지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해야 하니까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홍지민의 심각한 모습을 보고 양희경이 충고를 건넨 이유도, 포기하지 말고 아무리 지치더라도 다시 시도해 보라는 아픈 격려였습니다.

고도비만 환자는 겉으로 보기에 푸근하고 성격이 좋아 보이지만 의외로 소심하고 예민한 경우가 많으며,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뚱뚱하다고 해서 느긋하고 편안한 성격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선입견입니다. 그들은 독하기보다 여린 편이라,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절치부심하고 살을 빼기보다는 오히려 자포자기하고 더욱 폭식을 하거나 아니면 또 한 번 죽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뿐입니다.

별 생각 없이 뚱뚱한 사람을 놀려대는 순간, 당신은 살인자가 될 가능성이 30% 가량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맞을 것입니다. 당신이 준 상처가 다른 상처들과 함께 켜켜이 쌓여서 결국 그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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