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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광수와 인나를 무시하는 정음

레이몽 2010. 1. 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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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91회에서는 황정음과 유인나가 사소한 말다툼 끝에 서로의 남자친구인 지훈(최다니엘)과 광수(이광수)를 유혹하는 내용이 방송되었다.


그런데 처음 그들이 말다툼을 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황정음이 마음속으로 은근히 광수와 인나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인나가 정음에게 "남자친구를 너무 풀어주지 말라"고 조언하는 모습에서는 친구에 대한 염려 이외에 다른 마음을 찾아볼 수가 없다. 워낙 잘나가는 의사에 부잣집 아들에 외모까지 출중한 남자친구이다보니 주변에서 유혹의 손길도 많을만 하고, 친구로서 그 정도의 충고는 당연한 것이다. 

물론 평소에 부럽고 시샘하는 마음도 있기는 했겠지만, 정말 잘못되기를 바랬으면 그런 충고를 했을까? 말투도 전혀 빈정거리는 말투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언제나 한눈을 팔게 되어 있는 것이 남자라는 존재거든." 특별히 이지훈만을 가리켜서 말하지도 않았고, 유인나의 말 자체는 그냥 평범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대응하는 황정음의 태도는 그렇지 않았다. "이지훈은 그런 사람이 아니지. 세상 모든 남자가 다 광수오빠 같은 줄 아니?" 이렇게 대놓고 상대방의 연인을 폄하하기 시작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광수가 현실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나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람이 잘났고 못났고는 어떤 특정한 기준으로 따져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엄연히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누가 봐도 부러워할만한 남자친구를 가진 황정음의 입장에서, 누가 봐도 부족하다 싶은 친구의 남자친구를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 거였다. 주머니에 오백원도 없어서 여친에게 "오백원만 줘" 이러고 다니는 남친이 솔직히 자랑스러운 여자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인나의 입장에서도 사랑하는 마음이야 물론 여전하겠지만 속으로는 남들 보기에 민망하고 조금씩은 지쳐가고 있을 수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잘 안풀리는 상황이니까, 누군가 조금만 건드려도 터질 듯한 긴장 상태인 것이다. 하긴 황정음도 불안하긴 할 것이다.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잘난 남자를 만난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인나의 친구라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되었다.

광수와 인나는 오랜 연인이다. 서로의 가난함과 부족함을 감싸며 지내온 세월이 길다. 쉽게 깨어지지도 않겠지만, 깨어졌을 경우, 두 사람이 겪어야 할 고통은 사귄지 얼마 안되는 황정음보다 훨씬 클 것이다.

대놓고 남의 연인을 무시하는 황정음의 태도는 솔직히 좀 그렇다. 본인도 잘난 것 별로 없으면서, 자기보다 한뼘 정도 모자란 사람을 보면 스스로 우월감을 느끼는 그런 종류의 사람인 것이다.

이렇게 해서 황정음과 유인나는 서로 상대방의 남자친구를 유혹하자고 내기를 하였으나, 이지훈도 이광수도 결국 그녀들의 유혹에 넘어가지는 않았다. 냉정하면서도 은근히 눈치 100단인 이지훈은 그녀들의 수를 훤히 내다보고 있었기에, 마지막에 그가 황정음에게 보여준 태도 역시도 능란했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그에 비해 광수는 너무 순진한 기색을 드러냈다. 인나를 결코 배신할 수는 없지만, 자기를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다면서 몰래 안약을 넣고 거짓 눈물까지 흘리던 정음의 쇼에 어이없게도 속은 것이다. 겉으로는 얼른 나가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속으로는 한집에 사는 좋은 친구였던 정음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까봐 염려가 되어, 밤새도록 16장의 편지를 써서 보낼 정도로 순수한 남자다. 능력은 없는지 몰라도 마음은 진국인 남자다.

황정음의 모습이 현대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한 거라고 하는 말들을 들었다. 나는 잘 모르겠다. '지붕뚫고 하이킥'에 나오는 황정음은 참, 뭐랄까, 잘 봐주려고 하다가도 금새 답이 안 나온다. 지난번 에피소드에서 첫 직장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하는 기특한 모습이 나와서 이제는 정신 좀 차리려나 했더니, 금새 된장스러운 본색을 드러낸다. 정말 친구라면 사람을 그렇게 무시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

광수를 유혹하려다가 실패하고 방에서 쫓겨나자 뭐라고 혼잣말을 했는가? "아, 정말 어이없어. 그 주제에 누구를..." 뭐 이런 식의 대사였던 것 같다. 그 주제라면... 자기는 얼마나 대단한 주제인가?

어떻게 저런 여자를 사랑스럽고 귀엽다고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호감을 느낄 수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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