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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탄, 이은미의 멘토스쿨에 흥미를 잃은 이유

레이몽 2011. 3.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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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지난 주에 있었던 '김태원과 외인구단'의 활약 때문이었다. 그 감동이 너무 컸던 탓일까? 이번 주 이은미의 멘토 스쿨 부분을 보다가 나는 중간에 새록새록 잠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평소 '위대한 탄생'을 매우 즐겨 보는 나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손진영과 이태권, 양정모와 백청강에게 가했던 박완규의 독설과 김태원의 부드러운 조언을 비교해 본다면 누가 제자들에게 더욱 큰 도움을 주었을까? 김태원의 조언은 화를 내지 않으면서도 날카로웠고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찔렀다. 멘토 김태원은 자신의 멘티들을 대함에 있어, 그들을 상품이 아닌 인간으로 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 마음이 우리에게 전해져 오니 감동은 저절로 우러나는 것이다. 우리가 그러할진대 직접 그 마음의 대상이 된 제자들이야 어떠할까? 외인구단은 모두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고 그 중에서도 백청강의 변화는 눈부셨다.


'위탄'에는 개인적 아픔을 지닌 참가자들이 유난히 많으나, 백청강은 그 중에서도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리며 정에 목말라 살아온 인물이다. 그 오랜 갈증을 채워준 것이 바로 멘토 김태원과의 기적적인 만남이었다. 인간적인 애정을 누구보다 목말라 하던 백청강에게, 김태원은 그가 원하는 바로 그것을 아낌없이 부어주었고, 그 단비같은 애정을 듬뿍 받아 마신 백청강은 바짝 말라 시들어가던 나무가 삽시간에 물이 오르듯 변화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백청강이라는 젊은 나무에서 피어난 새로운 꽃은 과연 무슨 빛깔을 띠고 있을지 나는 매우 궁금하다.

나의 판단으로 볼 때 '위대한 탄생'을 통해 최고의 이미지 어필로 수혜자가 된 인물이 김태원이라면, 현재까지 최악의 이미지 깎아먹기로 손해를 보고 있는 인물은 바로 이은미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나, 최소한 현재 '위탄'의 멘토로서 보여주고 있는 그녀의 태도는 앞으로도 그녀 자신이 한참이나 더 걸어가야 할 가수의 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김혜리를 향해 "널 데리고 더 이상은 못하겠다. 너 혼자 알아서 해!" 라고 퍼붓는 그녀의 독설은 김혜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은미 자신의 새로운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느껴졌다. 요즘 이은미는 '위탄'을 통해 스스로 화제거리가 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말이 안 되는 듯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러하다. 욕을 먹으면서라도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더욱 널리널리 알리고 싶은 모양이다. 자신의 마지막 제자로 권리세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이은미는 기존에 갖고 있던 자신의 이미지를 완전히 포기한 셈이다.

이은미 멘토스쿨 4명 중 2명의 합격자는 이미 스포가 나돈지 너무 오래되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바로 화제성을 담보한 김혜리와 권리세다. 1급수라는 별명과 어울리지 않게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는 김혜리와, 현저히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매번 좀비처럼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통해 본의 아닌 노이즈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바로 그 권리세다.


노래는 잘 부르되 별 특징이 없고 화제성이 부족한 제자에 비해서야, 어딜 가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그 아이들을 택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현재 실력이 있고 없고는 별로 중요치 않다. 그 아이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해서 스승의 이름까지 영광스럽게 해준다면 더할 수 없이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다 해도, 이은미의 이름은 벌써 그 제자들로 인해 방방곡곡에 시끌시끌하게 퍼져나갈 테니까 말이다. 멘토 이은미에게 있어 자신과 멘티들의 관계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일종의 계약 관계일 뿐 결코 인간적인 관계가 아니다. 좀 심한 표현을 쓴다면 제자가 아니라 일종의 상품이라고 보아도 좋다. 하기사 1급수인 줄 알고 구입한 상품이 사실은 3급수였다는 생각이 들면 화가 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 일이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기존의 좋은 이미지를 포기하면서까지 화제성에 주력한 이은미보다, 아무런 욕심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프로그램에 임한 김태원이 훨씬 더 폭발적인 화제성과 인기를 얻고 있으니 말이다. 대중은 가끔 우매한 행태를 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가식보다 진심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방시혁이야 원래 상업주의의 중심에 선 인물이며 연습생을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교관이니 '위탄'에서 독설을 퍼붓는 것도 본인의 스타일이다. 신승훈과 김윤아는 아직까지 강렬한 특징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은 김태원과 이은미의 색깔일 수밖에 없다. 이토록 공교로운 상황에 처하지만 않았어도, 이은미의 변신이 주는 부정적 효과가 이토록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은미가 기존에 지니고 있던 매력을 좋아했던 만큼, 지금의 모습에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이것이 내가 이은미 멘토스쿨에 흥미를 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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