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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몽의 찬란한 자유
지난 주 '위탄'의 첫번째 생방송이 나가고 난 후, MC를 맡은 아나운서 박혜진은 예능 프로그램의 생방송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뻣뻣한 진행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기에 이르렀다. 예능 MC로서 그녀의 자질 문제는 처음 발탁될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그 동안에는 별로 MC의 역할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대충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 지금은 제대로 폭발해 버린 것이다. 생방송에서는 그 누구보다 MC의 역할이 프로그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디션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 사이에서 적절한 조율을 해야 할 책임이 MC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뉴스를 말하는 것처럼 딱딱한 박혜진의 억양과, 상황 변화에 능란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들은 이미 '슈퍼스타K'에서 김성주의 유려한 진행에 익숙..
자못 예능이란 감동과 더불어 웃음을 주어야 하며, 독한 캐릭터와 착한 캐릭터를 적절히 섞어 이용할 때라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에는 이미 독한 캐릭터가 충분히 존재한다. 방시혁과 이은미가 그 역할을 아주 제격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김윤아도 고운 목소리로 얼음장같은 말들을 내뱉는 것에 별로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멘토 중 한 명쯤은 독기를 모두 빼고 선량함으로만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제자들을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태원과 신승훈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김태원은 자신이 어머니처럼 감싸안는 대신, 일부러 박완규라는 독설가를 초빙하여 자신의 멘토스쿨에 독기를 첨가했다. 2년간 '남자의 자격'에 참여하며 한국 코미디의 대부 ..
다섯 명의 멘토가 함께 모여 있을 때에는 김윤아의 존재가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었다. 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모 면에서야 그녀가 화면에 비칠 때마다 눈이 번쩍 뜨일만한 아름다움을 자랑했지만, 아무래도 다른 멘토들에 비해 연륜과 경력이 부족한지라 상대적으로 포스가 미약해 보였다. 그리고 멘토라는 역할은 어느 정도 묵직하고 매서운 이미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김윤아의 너무나 여성적이고 가냘프고 아름다운 외모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멘토 스쿨이 시작되자, 김윤아의 숨겨졌던 카리스마는 강렬하게 폭발하기 시작했다. 자우림은 현존하는 한국의 현존하는 밴드 중에서 10년 넘게 맴버가 한명도 바뀌지 않은 최장수 그룹이며, 김윤아는 바로 그 자우림의 전설적인 보컬이었다..
일단은 지난 주에 있었던 '김태원과 외인구단'의 활약 때문이었다. 그 감동이 너무 컸던 탓일까? 이번 주 이은미의 멘토 스쿨 부분을 보다가 나는 중간에 새록새록 잠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평소 '위대한 탄생'을 매우 즐겨 보는 나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손진영과 이태권, 양정모와 백청강에게 가했던 박완규의 독설과 김태원의 부드러운 조언을 비교해 본다면 누가 제자들에게 더욱 큰 도움을 주었을까? 김태원의 조언은 화를 내지 않으면서도 날카로웠고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찔렀다. 멘토 김태원은 자신의 멘티들을 대함에 있어, 그들을 상품이 아닌 인간으로 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 마음이 우리에게 전해져 오니 감동은 저절로 우러나는 것이다. 우리가 그러할진대 직접 그 마음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