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남자의 자격 (5)
레이몽의 찬란한 자유
사실 '남격합창단2'는 기획 자체에서부터 불안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시즌1에서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었는데 같은 미션으로 또 뭘 보여주겠다는 것이냐며 벌써부터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의 의미가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일들'인데, 그 중에 같은 미션이 중복되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남격합창단2'의 기획이 확정되었다는 기사가 뜨자 "남자는 꼭 죽기 전에 합창을 두번씩 해야 하는 건가?" 라는 댓글이 추천 베스트로 달렸다. '남격'은 이미 '하프마라톤' 미션을 두 번에 걸쳐 행함으로써 중복의 모순을 저질렀지만, '합창단'의 경우는 수개월간 진행되는 장기미션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훨씬 크므로, 정말 공정한 방송을 하기 원한다면 기획 단계에서..
자못 예능이란 감동과 더불어 웃음을 주어야 하며, 독한 캐릭터와 착한 캐릭터를 적절히 섞어 이용할 때라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에는 이미 독한 캐릭터가 충분히 존재한다. 방시혁과 이은미가 그 역할을 아주 제격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김윤아도 고운 목소리로 얼음장같은 말들을 내뱉는 것에 별로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멘토 중 한 명쯤은 독기를 모두 빼고 선량함으로만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제자들을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태원과 신승훈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김태원은 자신이 어머니처럼 감싸안는 대신, 일부러 박완규라는 독설가를 초빙하여 자신의 멘토스쿨에 독기를 첨가했다. 2년간 '남자의 자격'에 참여하며 한국 코미디의 대부 ..
기대감도 있지만 그보다는 염려가 훨씬 더 크다. 그 이유는 양준혁의 능력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지난 번 강호동의 제안을 받고 선뜻 '1박2일'의 일일 게스트로 출연해 주었던 양준혁의 서글서글한 모습을 기억한다. 그는 출중한 예능감과 넉넉한 인품을 지녔으며, 어떤 일에든 뒤로 빼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시원스런 열정을 보여 주었다. 그는 야구라는 한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경험이 있으며, 나이는 현재 42세의 장년이다. 여러가지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잘 부합하는 조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남격' 중의 OB라 할 수 있는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의 경력과 흡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남격'이 시작될 당시만 해도 이경규는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었고, 김국진..
탤런트 김자옥이 3년 전에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읽었지만, 나는 당연히 초기에 발견해서 완치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3년 전부터 최근까지 너무나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심장'에 출연한 그녀가 직접 털어놓는 말을 들으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술 후에도 방사선 치료를 무려 28번이나 받았을 정도라면 초기라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암 선고를 받았을 때 옆에서 남편은 울고 있었지만, 김자옥은 오히려 담담한 태도로 의사에게 치료 과정을 물었다고 한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수술을 결정하고 하루하루 긍정적인 마음으로 28회의 방사선 치료를 견뎌냈다. 병원 스탭들이 모두들 중간에 포기할 줄 알았는데 놀랐다면서 그녀의 의연한 자세를 칭찬..
'남자의 자격'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다해가 결국은 소속해 있던 그룹 '바닐라루시'를 탈퇴하고 솔로로 전향했습니다. 그녀의 선택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매우 차갑습니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그녀의 이마에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저는 왜 꼭 그렇게 생각해야만 하는지 의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단체에 가입하게 될 수가 있습니다. 그 단체가 자기의 체질에 맞을 수도 있고,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에게 맞으면 오래 지속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만두는 일도 허다합니다.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기 전에는 아무 불평 없이 함께 하다가, 일단 뜨고 나니까 마음이 변해서 나가겠다고 한다며... 그런 이유로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