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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몽의 찬란한 자유
기대감도 있지만 그보다는 염려가 훨씬 더 크다. 그 이유는 양준혁의 능력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지난 번 강호동의 제안을 받고 선뜻 '1박2일'의 일일 게스트로 출연해 주었던 양준혁의 서글서글한 모습을 기억한다. 그는 출중한 예능감과 넉넉한 인품을 지녔으며, 어떤 일에든 뒤로 빼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시원스런 열정을 보여 주었다. 그는 야구라는 한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경험이 있으며, 나이는 현재 42세의 장년이다. 여러가지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잘 부합하는 조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남격' 중의 OB라 할 수 있는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의 경력과 흡사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남격'이 시작될 당시만 해도 이경규는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었고, 김국진..
일단은 지난 주에 있었던 '김태원과 외인구단'의 활약 때문이었다. 그 감동이 너무 컸던 탓일까? 이번 주 이은미의 멘토 스쿨 부분을 보다가 나는 중간에 새록새록 잠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평소 '위대한 탄생'을 매우 즐겨 보는 나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손진영과 이태권, 양정모와 백청강에게 가했던 박완규의 독설과 김태원의 부드러운 조언을 비교해 본다면 누가 제자들에게 더욱 큰 도움을 주었을까? 김태원의 조언은 화를 내지 않으면서도 날카로웠고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찔렀다. 멘토 김태원은 자신의 멘티들을 대함에 있어, 그들을 상품이 아닌 인간으로 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 마음이 우리에게 전해져 오니 감동은 저절로 우러나는 것이다. 우리가 그러할진대 직접 그 마음의 대상..
공중파 3사의 배신자(?) 3인방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MBC 출신의 김성주, KBS 출신의 신영일, SBS 출신의 김범수, 이 세 사람은 모두 전직 아나운서였는데 제 손으로 사표를 던졌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아나운서라면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안정적이고도 폼나는 직업인데 왜 그만두었을까?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입사하기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텐데, 그 아까운 것을 모두 버리고 왜 밖으로 뛰쳐 나왔을까?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결국 '돈의 유혹'이다. 방송국은 다른 직장과 많이 다르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화려하기 그지없는 연예인들이라는 말이다. 물론 연예인이라고 누구나 잘 나가고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눈길이란 원래 보다 탐스러운 것에 끌리게 마련이 아닌가? 특A급 연예인이 아니더라..
탤런트 김자옥이 3년 전에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읽었지만, 나는 당연히 초기에 발견해서 완치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3년 전부터 최근까지 너무나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심장'에 출연한 그녀가 직접 털어놓는 말을 들으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술 후에도 방사선 치료를 무려 28번이나 받았을 정도라면 초기라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암 선고를 받았을 때 옆에서 남편은 울고 있었지만, 김자옥은 오히려 담담한 태도로 의사에게 치료 과정을 물었다고 한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수술을 결정하고 하루하루 긍정적인 마음으로 28회의 방사선 치료를 견뎌냈다. 병원 스탭들이 모두들 중간에 포기할 줄 알았는데 놀랐다면서 그녀의 의연한 자세를 칭찬..
무조건 초반에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던 것일까? '마이더스' 2회를 보던 나는, 지금 방에서 TV를 보고 있는 게 맞는지, 혹시라도 19금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 앉아 있는 건 아닌지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김희애가 호텔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스위트룸에 들어선 시간은 이미 훤한 대낮이었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한쪽 소파에서 옷을 거의 벗은 채 허리 아래쪽에 얇은 천만 간신히 덮은 채 늘어져 자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이 보였다. 소스라치게 놀란 정신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카메라가 옆으로 돌면서 비추는 곳에는 또 다른 여인이 얇은 슬립만 입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었다. 김희애는 그 곳에 남동생을 찾으러 온 참이었다. 두 여인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 다음에 더 심한 장면이 나올 것 같..
복귀한지 1년만에 드디어 김종민이 달라졌다. 지난 주에는 외국인 친구 쏘완의 식사를 책임져 주기 위해 홀로 겨울바다에 뛰어들더니, 이번 주에는 혼자 2차례의 배신과 그로 인한 2차례의 반전을 이끌어 내며 '물건배달 레이스'의 흥미와 긴박감을 더했다. 이 정도면 최고는 아니지만 볼만했다. '물건배달 레이스'는 '1박2일 - 겨울산장 여행' 편의 첫번째 미션이었다. 멤버들에게 각각 1대씩의 차량과 배달해야 할 물건들이 주어진다. 그 물건이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베이스캠프인 산장에 제일 먼저 도착하면 우승이다. 우승자에게는 야외취침 면제권과 더불어, 자기와 함께 실내에서 취침할 멤버 2명을 선정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만하면 더없이 달콤한 유혹이다. 원래 '1박2일'에서 이루어지는 게임이란 적당한 음모와 배..
여배우 송지효의 예전 이미지는 상큼함이나 밝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궁'에서의 민효린, '주몽'에서의 예소야, '쌍화점'에서의 노국공주 등 그녀가 맡아 왔던 역할은 대부분 비련의 여주인공이었고, 웃음보다는 눈물이 많았다. 특히 '쌍화점'에서는 그녀 특유의 낮은 목소리 톤과 엄숙한 표정이 영화 전체의 어두운 분위기와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결과적으로 송지효의 이미지를 칙칙하게 만든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던 그녀가 예능에 전격 출연하면서 이미지를 180도로 쇄신하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 시즌1에 게스트로 출연할 때부터 대박은 예고되어 있었다. 걸그룹 포미닛의 '핫이슈' 춤을 일부러 배워서 준비해 왔다고 자신있게 나섰지만, 그녀의 춤사위는 유치원 학예회의 율동 수준이었다. 유재석과 김수로 등의 선배들이..
지난 1일 새벽, SBS 연기대상의 수상 소감에서 오만한 발언으로 수많은 질타를 받은 고현정이, 3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름대로의 해명글을 올렸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회초리 들어주신 분들 따끔합니다. 정신이 번쩍 나네요. 제가 무슨 훈계를 하겠습니까. 그저 기분 좋아진 여배우의 어리광이라고 생각해주셔요. 대상이잖아요. 남다르게 성글게 해볼려다가 배움이 모자라 그런거니 생각해주시기를… 사랑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안하다' 든가 '죄송하다'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정신이 번쩍 났으니, 이제부터는 겸손한 마음을 갖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도 보이지 않는다. 저것은 사과도 아니고 해명도 아니다. 시청자를 향한 약속도 아니다. 그녀의 무책임했던 수상 소감과 마찬가지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는 중얼거림..
'남자의 자격'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다해가 결국은 소속해 있던 그룹 '바닐라루시'를 탈퇴하고 솔로로 전향했습니다. 그녀의 선택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매우 차갑습니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그녀의 이마에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저는 왜 꼭 그렇게 생각해야만 하는지 의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단체에 가입하게 될 수가 있습니다. 그 단체가 자기의 체질에 맞을 수도 있고,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에게 맞으면 오래 지속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만두는 일도 허다합니다.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기 전에는 아무 불평 없이 함께 하다가, 일단 뜨고 나니까 마음이 변해서 나가겠다고 한다며... 그런 이유로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꼭 ..
'시크릿 가든'에서 나온 베드신은 확실히 성추행이 맞다. 드라마에 홀릭한 팬들은 애써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지만, 아무리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그것은 성추행이 맞다. 옹호하는 사람들은 길라임(하지원 분)이 겉으로는 거부하면서도 사실은 김주원(현빈 분)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추행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그 장면이 성추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주인공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단면적으로 그 장면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길라임이 아무리 김주원을 사랑하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성추행이 맞다. 여자도 좋으니까 결국은 같이 있었던 거 아니냐고, 정말로 싫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좀 더 강하게 반항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길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