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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의 거듭된 불운, 지주막하출혈 대수술에 가슴이 아파

레이몽 2013. 2. 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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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안재욱이 갑자기 미국에서 대수술을 받았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1일 소속사 대표와 함께 휴식차 미국 여행을 떠난 그는 3일 저녁식사 자리에서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을 보여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뜻밖에도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진단을 받고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수술 후 경과도 좋은 편이라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다지만, 뜻밖의 소식에 놀란 가슴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다.


지주막하출혈은 뇌표면의 동맥으로부터, 지주막과 유막(柔膜) 사이에 있는 지주막하강(뇌척수액이 흐르고 있는 부위)에서 일어난다. 뇌압이 상승하며 생긴 출혈인데, 뇌출혈이 비교적 고령층에 많은 데 반해 이 출혈은 젊은 층에 많은 것이 특징이다. 대개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심한 두통과 구토를 일으키고 의식을 잃어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때 2시간만 늦어도 1∼2주 사이에 회복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 병의 경과는 뇌출혈의 경우보다 좋으나 한 번 출혈하면 50%는 재발하기 쉽고 발작이 거듭할수록 사망률이 높아진다.


 



안재욱의 경우는 뇌압 상승을 막아주는 길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됐다고 한다. 부디 재발하거나 후유증이 없어야 할텐데, 가벼이 볼 수 없는 병이라 앞으로의 걱정이 앞선다. 아직 젊은 그인데,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나 이제 다시 날개를 달고 비상하려던 참에 불운이 거듭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해 안재욱은 무려 64부작의 장편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원톱으로 책임지고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훌륭히 이끌어 나갔다. 이렇게 큰 공을 세웠음에도 방송사는 연말의 연기대상에서 그를 냉혹하게 외면했으니, 말이 좋아 무관의 제왕이라, 아무리 마음을 비웠다 해도 어찌 허탈함과 서운함이 없었을까? 수많은 친지들의 응원과 위로가 있었으나, 받아 마땅한 최소한의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은 씁쓸한 일이었다.


 


안재욱은 1994년 2부작 드라마 '눈먼 새의 노래'로 데뷔했다. 그 당시 안재욱의 실감나는 맹인 연기를 본 사람들은 모두 괴물 신인의 등장에 감탄을 금치 못했으나 수년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1997년 최진실과 함께 주연했던 '별은 내 가슴에'를 계기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후 수년간은 안재욱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많은 작품에 모습을 드러냈고, 오버 없이 자연스러운 그의 연기는 각종 장르에서 빛을 발했다.


'안녕 내 사랑'(상대역 김희선), '엄마야 누나야'(상대역 황수정), '미스터 굿바이'(상대역 이보영) 와 같은 정통멜로는 물론 '해바라기'(상대역 또 김희선)와 같은 의학드라마라든가 '선녀와 사기꾼'(상대역 김규리(김민선)), '오필승 봉순영'(상대역 채림)과 같은 로맨틱 코미디물에도 안재욱의 연기는 참 잘 어울렸다. '배우'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안재욱은 그야말로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녔다.


 


그런데 2008년 드라마 '사랑해'(상대역 서지혜)의 참혹한 실패를 계기로 그는 긴 슬럼프의 늪에 빠지고 만다. 사실 안재욱은 최초의 한류스타라고 불리울 만큼 일찍부터 해외에 진출하여 인기를 얻은 스타였지만, 아직 시스템이 정립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이라 해외에서 많은 사기와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가수 활동을 겸하고 있던 그는 애써 공연을 하러 나갔다가 모질게 고생만 하고 정작 손에 쥔 것은 없이 빈털터리 상태로 돌아오는 일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말 못할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였지만, 출연하는 작품마다 최소한 중박 이상을 보장하는 인기가 지속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러던 중 드라마 '사랑해'가 사상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안재욱의 정신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처음 겪는 사람들의 무관심이 견디기에 벅찼지만, 하필 사전 제작 드라마라 조기종영의 가능성도 전무했다. 방송 후 받아들게 되는 시청률 성적표가 극도로 두려웠던 이유는 "내가 하는 걸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다는" 외로운 느낌 때문이었다. 외로움은 우울증을 불러왔다.


 


"정말 힘들었다. 참을 수 없는 내 존재의 가벼움이 나를 세상에서 숨고 피하게 만들었다." ('힐링캠프' 안재욱) 커튼까지 쳐 놓은 어두운 방에서 하루종일 누워 있다 보면 그의 신변을 염려한 매니저가 와서 문을 쾅쾅 두드리며 깨우기도 했고, 친구들과 함께 술 한 잔을 하다가도 저절로 눈물이 툭 떨어졌다.


다시 기운을 회복하는 데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드디어 2012년, 그의 새로운 운명과도 같은 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만나 안재욱은 부활했다. 비록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에서는 외면당했지만, 그의 변함없는 가치를 시청자들이 뜨거운 관심으로 증명해 주었던 것이다. '힐링캠프', '라디오스타'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수줍은 발자취를 남기기 시작했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를 통해 무대에도 올랐다.


 


이제 화려한 제2의 전성기가 눈앞에 있으니, 과거 풋풋한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벗어나 원숙한 중견 연기자로서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역만리 타국에서 지주막하출혈로 쓰러지다니 이렇듯 황망한 소식이 있을까? 너무 안타깝지만 경과가 좋다 하니 불행 중 다행이다. 그의 오랜 팬들과 더불어, 안재욱의 빠른 완쾌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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