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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나가수' 하차에 숨겨진 내막은?

레이몽 2011. 5. 2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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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수술 후 회복 기간을 갖고 있는 임재범이 결국 '나는 가수다'에서 하차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번 결정을 매우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임재범은 맹장수술 후에도 '나가수'에 계속 출연할 의사를 아주 분명하고 강력하게 밝혀 왔다. 물론 의사의 권고에 따라 4주 동안 노래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당연하지만, 그의 뜻대로라면 4주 후에는 두말없이 컴백을 해야 마땅한 일이었다. 시청자들의 염원도 한결같았다. 한달쯤이야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 그가 충분히 건강을 회복한 후에는 반드시 '나가수' 무대로 돌아오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런데 언제 돌아올지 기약도 없는 잠정 하차라니 이건 참 어이없고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더구나 연말까지 빡빡한 공연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는 '나가수'에 컴백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서울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단독 콘서트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 이후에 곧바로 예정된 전국 투어 공연은 대체 언제부터 잡혀 있던 일정인가? 만약 수술 전부터 잡혀 있던 것이라면, 임재범은 분명히 '나는 가수다'에 계속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심지어 전국 투어 직후에는 미국 공연 일정까지 잡혀 있는 모양이던데, 그 모든 일정을 '나가수' 출연과 병행하려 했단 말인가? 만약 이러한 공연 일정들이 수술 후에 잡힌 것이라면 더더욱 '나가수'에서 하차하기 위한 수순을 밟은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설마 임재범 자신이 이토록 얍삽한 행위를 계획한 것일까? 

임재범을 아주 많이 좋아하고,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나는 실망도 컸다. '나가수' 3회 출연으로 임재범은 거의 모든 것을 얻은 게 사실이다. 그의 인기는 파죽지세로 무섭게 치솟아, 부르는 노래마다 음원 올킬에, 새로 참여한 드라마 OST 대박에, 11년 전 앨범마저 동이 났다. 청중평가단의 기립박수를 받은 '여러분' 무대가 공개되고 나서는 그를 찬양하는 열기가 극도에 달해, 이러다가는 그가 신격화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하필 이 타이밍에 임재범은 급성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았고 회복을 위한 휴식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의 소속사 측에서 보면, 오히려 이것은 아주 절묘한 기회라고도 할 수 있었다.

임재범은 꿋꿋이 의리와 약속을 지키며 '나가수' 출연을 계속하려 했지만, 소속사 측에서는 '나가수' 를 통해 얻을 것을 이제 다 얻었다고 판단한 듯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갑작스레 전국 투어 공연 일정이 잡힌단 말인가? 그게 아니고 원래부터 있었던 계획이라면, 대체 무슨 수로 그 빡센 일정을 '나가수' 출연과 병행하려 했단 말인가? 추측컨대 소속사에서는 기왕 맹장수술로 인해 휴식이 불가피해진 만큼, 이것을 기회삼아 '나가수'에서 임재범을 하차시키려 한 듯 싶다. 마침 그의 이름값이 최고로 치솟았으니,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콘서트 수익도 거둬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벌써 임재범의 단독 콘서트는 최고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으며 가장 비싼 VIP석은 일찌감치 매진되었다고 한다.

결국 임재범도 상업주의에 놀아나는 희생양이 되고 마는 것인가? 오호 통재라, 깊은 산 속에 은거하던 호랑이가 세상에 나왔으나 세 차례의 포효만을 전설처럼 남기고 떠나는구나. 느닷없는 그의 전국투어 콘서트 계획이 나는 한없이 갑갑하다. 암투병 중인 아내와 고작 열 살배기 딸을 단둘이 서울에 불안하게 남겨둔 채 전국을 돌고 미국 공연까지 하겠다는 것이, 정말 임재범 본인의 뜻일까?

한편 신정수 PD는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 조만간 (7월쯤?) 지금의 가수진을 싹 갈아엎고 '나가수'를 아이돌 판으로 만들겠다 공언한 것이다. 우습다 우습다 해도 이렇게 우스운 말은 없다. 너무 기막혀서 뭐라 야단치고 싶은 생각조차 없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아주 가볍게 관심을 끊어주면 그뿐이다.

그러고 보니 임재범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현명했던 듯도 싶다. 어차피 한두달 후면 모든 것이 끝나버렸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5월 23일의 녹화에 참여하여 제작진과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하다가, 신정수 PD의 어이없는 계획을 전해듣고 나서 내린 결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가수' 하차는 대충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 투어를 하필 이 시점에서 시작한다는 결정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나가수' 출연과 음원, 음반 등의 수익만으로도 아내의 병원비와 생활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아내의 곁을 지켜야 할 때가 아닐까? 전국 투어를 가더라도 지금 한창 나빠져 있는 아내의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 가는 것이 맞다. 바쁘게 활동을 하더라도 최소한 가까운 곳에는 있어야 어떤 비상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달려갈 수 있지 않겠는가? 임재범은 할 수만 있다면 '나가수'에 계속 출연하면서 아내 곁을 지키고 싶어했을 것이다. 하필 이 시기에 전국 투어를 떠나고 싶어했을 리가 없다.

내 머릿속에는 자꾸만 이런 환상이 떠오른다. 초원을 가로지르며 힘차게 포효하던 야생 호랑이가 사냥꾼의 올가미에 걸려 서커스단에 팔려가고, 목줄에 매인 채 사육사의 손에 끌려다니며 훈련을 받고, 급기야 전국을 돌며 서커스 공연을 해야만 하는 그런 서글픈 환상이 말이다. 사로잡힌 맹수의 눈빛은 그지없이 아프다. 그래서 내 마음도 참 많이 슬프고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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